시스템법칙(Thinking in Systems) 안내서 (9) 두 개의 저량이 만날 때 (첫 번째)

 ― [수정된 그림 37] 자본과 자원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구조

“성장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Donella Meadows가 던진 이 질문은 『성장의 한계』에서 세계를 흔들었습니다.
[수정된 그림 37]은 그 거대한 World Model의 “축소판”입니다. 단 두 개의 저량, 자본(capital)자원(resource) 만으로 성장과 한계의 이야기를 놀라울 만큼 간결하게 보여줍니다.

원서의 [그림 37]을 수정한 이유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모델로 만들고 전체적인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식 대신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과 변수 이름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수식과 모델링 기법을, 세 번째 글에서 시나리오와 그래프를 다룰 예정입니다.

one-stock에서 two-stock으로: 구조의 도약

앞선 글에서 살펴본 모델은 저량이 하나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본만 있는 경제”, 혹은 “자원만 고갈되는 세계”처럼 한 저량이 스스로를 강화하거나 억제하는 구조였습니다.

[수정된 그림 37]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두 개의 저량이 서로 상호작용합니다. 

  • 하나는 인간 세계의 저량 – 자본(capital)
  • 다른 하나는 자연 세계의 저량 – 자원(resource)

이 두 저량이 서로 얽혀 돌아가면서 성장의 꿈한계의 벽을 동시에 만들어 냅니다. 각 변수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왜 하필 이런 변수를 사용했는지를 생각하다보면 모델링 역량이 커질 수 있습니다. 

1. 첫 번째 저량: 자본 – 인간이 만든 축적

1.1 자본(capital): 화폐로 본 생산설비의 가치

이 모델에서 자본은 “굴착기·설비·조직·기술 등을 화폐 기준으로 평가한 가치”입니다.

  • 변수 이름: 자본
  • 단위: capital (돈 단위)
  • 해석: “우리가 자원을 캐고, 가공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해 주는 생산 능력의 크기”

우리는 이 저량을 “자본재(기계 대수)”가 아니라 “자본 가치(화폐)”로 정의했습니다. 이 말은 곧, “자본이란 물건 자체가 아니라 사회가 부여한 가치 평가의 총합”이라는 뜻이 됩니다.

1.2 감가상각: 시간이 자본을 갉아먹는 속도

  • 변수: 감가_상각 = 자본 / 자본재_수명
  • 의미: 자본이 노후·마모·기술 진부화로 가치를 잃는 속도

여기에는 당연해 보이지만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본은 줄어든다.
이 개념이 감가 상각이라는 표현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성장은 “가만히 있으면 유지되는 상태”가 아니라 계속 뛰어야 겨우 제자리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를 의인화하면 "자본은 스스로 생존의 길을 꾸준히 찾는다"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럴 듯 한가요?

1.3 자본 유지비와 자본 유지비율

  • 자본_유지비율: 자본 가치 대비 연간 유지·운영비 비율 (예: 10%)
  • 자본_유지비 = 자본 × 자본_유지비율

이 두 변수 이름에는 “자본은 공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본을 유지·관리·에너지·금융 비용도 같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자본을 늘리자”라는 슬로건이 나올 때 “그러면 유지비는 누가 낼까?”라고 되물으면 어떨까요?

2. 두 번째 저량: 자원 – 자연이 오랜 시간 모은 축적

2.1 자원(resource): 자연의 저량

  • 변수: 자원
  • 의미: “지하에 남아 있는 비재생 자원의 매장량”

여기에서 다루는 자연 자원은 긴 시간에 걸쳐 형성된 저량(stock)인데 이 모델에서 다루는 자원은 경우에는 인류가 빼먹기만 하고 채워 넣지 않은 자원, 즉, 재생불가능 자원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은 의미있습니다. 

  • “지금 남아 있는 석유를 얼마나 빨리 쓰고 있는가?”
  • “석유가 얼마나 남았나?”

3.2 자원_감소비율: 자연의 상태를 요약해 주는 지표

  • 변수: 자원_감소비율 = 자원 / INIT(자원)
  • 단위: 무차원 (0~1)

수식의 구조가 독특합니다. 자원/INIT(자원)에서 분모는 자원의 초기값(Initial value)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분모는 고정값이 됩니다. 반면, 분자인 '자원'은 Stock의 변화값을 그대로 반영됩니다. 따라서, 이 자원_감소비율은 자원이 소모되면서 달라집니다. 이런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 비율이 다른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를 모델에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비율의 초기값은 자연스럽게 1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0을 향하게 됩니다. 즉, 자연의 건강 상태를 한 눈에 보여주는 인덱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1에 가까울 때: “자원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 0.5 근처: “절반을 이미 써 버렸다.”
  • 0에 가까울 때: “자원을 거의 다 소진했다.”

이 비율은 다음 영역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즉, 물리적 한계와 경제적 신호를 동시에 매개하는 지표입니다.

  1. 자본이 실제로 얼마나 자원을 캐낼 수 있는지
  2. 자원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는지

3. 두 저량에 관한 이야기:  네 개의 주요 루프

이제 자본과 자원이 서로를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보겠습니다.

3.1 루프 R1 – 성장 루프: 자본 → 자원_추출 → 매출 → 수익 → 투자 → 자본



이 루프는 [수정된 그림 37]성장 이야기를 담당합니다.

1) 자본이 늘어나면

  • 기준 요구량 자본당_자원_추출_요구율_(기준_전환율)에 따라 더 많은 자원을 추출하려고 합니다.

2) 자원_추출이 늘어나면

  • 자원_단위당_가격만큼 팔려서 매출이 증가합니다.

3) 매출이 늘면

  • 자본_유지비를 지급하고 남는 수익이 커집니다.
4) 수익이 늘면 투자 여력 증가 → 자본 증가
  • "버는 만큼" 투자를 많이 할 수 있고, 그 덕분에 자본도 증가하게 됩니다. 
  • 그런데, 투자에 대한 수식은 MIN(A, B)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A와 B 중에서 최소값을 활용한다는 식입니다만, 그 최소값이 제한요건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즉, “버는 만큼”과 “원하는 만큼” 사이에서 현실과 목표가 타협하는 성장 루프입니다.

이 루프만 보면 자본은 지속적으로 성장합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one-stock 모델의 세계입니다.

3.2 루프 B1 – 자원 고갈 루프: 자원 → 추출능력 → 자원_추출 → 자원

두 번째 루프는 자연의 한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 자원_보존량에_따른_단위_자본_추출비율은 자원_감소비율(0~1)을 입력으로 받는 무차원 계수입니다. 무차원 계수는 지수(Index) 역할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 자원이 넉넉할 때는 1에 가깝고, 자원이 줄어들수록 1보다 작은 값으로 내려갑니다.

자원_추출 방정식은 이렇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본이 요구하는 기준 자원량 ×(자원이 허용하는 추출 가능 비율)”

자원이 줄어들수록 자본이 원하는 만큼 자원을 채굴할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매출과 수익, 투자, 자본 증가가 모두 둔화됩니다.
→ 이것이 균형 루프 B1: 자원 고갈에 의한 성장 제동입니다.

3.3 루프 B2 – 가격·수익 루프: 자원 희소성과 가격의 정치경제



세 번째 루프는 자원의 희소성이 가격과 수익을 통해 증폭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 자원_단위당_가격"자원_단위당_기준_가격_(기준_전환율)" × "자원_단위당_가격_지수(비율)"

여기서 가격_지수는 또 하나의 그래프 함수입니다.

  • 자원이 넉넉할 때: 가격_지수 ≈ 1 → 기준 가격
  • 자원이 희소해질수록: 가격_지수 > 1 → 가격 상승

이 구조는 자연의 희소성이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루프는

  • 자원 희소성 → 가격 상승 → 수익·투자·자본 증가 → 자원 추출 증가 → 자원 희소성 심화

로 이어지는 강화 루프(R2, 희소성 프리미엄 루프)입니다. 자원이 부족해질수록 “아껴 쓰기”보다 오히려 “더 빨리 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압력”이 커지는 정치경제적 아이러니를 잘 보여 줍니다.

3.4 루프 B2 – 자본 유지비 루프: 자본 규모와 비용의 자기조절


마지막 네 번째 루프는 자본을 유지하는 비용이 성장에 제동을 거는 구조입니다.

자본_유지비 = 자본 × 자본_유지비율

  • 자본_유지비율은 자본 가치 대비 연간 유지·운영비 비율(예: 10%)을 의미합니다.
  • 자본이 커질수록, 이를 유지하기 위해 써야 하는 비용도 비례해서 커집니다.

정리하면, 자본 증가 → 유지비 증가 → 수익 감소 → 투자 여력 감소 → 자본 증가 둔화라는 구조이므로, 자본이 끝없이 커지지 못하도록 잡아주는 전형적인 균형 루프(B2, 자본 유지비 루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수정된 그림 37]은

  • R1: 기본 자본 성장 루프
  • R2: 희소성 프리미엄(가격–수익) 루프
  • B1: 자원 고갈에 따른 추출능력 감소 루프
  • B2: 자본 유지비에 의한 비용 부담 루프

라는 네 개의 루프가 서로 당기고 밀치는 구조로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4. 다음 글 예고

이번 글에서는 수식은 최소한으로 두고, 두 개의 저량(자본·자원)이 각각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 둘이 어떻게 서로를 키우고 또 제약하는지를 이야기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2편)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수식과 모델링 기법을 다룹니다.

  • 자본과 자원 흐름을 결정하는 기본 방정식은 어떻게 짜였는지,
  • MIN, GRAPH 같은 함수들이 어떤 의사결정 규칙과 비선형 구조를 구현하는지,
  • 자원_감소비율을 입력으로 하는 지수(index)를 도입했는지,
  • 선형 vs 비선형, 정책 변수 vs 구조 변수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등을 하나씩 풀어 보면서, [수정된 그림 37]을 해설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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