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법칙(Thinking in Systems) 안내서 (8) - 시스템과 춤 추는 배경 음악, “시간”
🔗 [지연(delay)을 지우면 보이는 것들: 모델링의 본질]
모델링에서는 ‘지연’이라는 변수명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지연이란 ‘느린 구조’가 아니라, 단지 우리가 그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위 링크 문서는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
🎼 1. 시스템은 ‘시간’에 맞춰 춤을 춘다
시스템은 정지된 구조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리듬 구조입니다.
특히 균형 피드백(loop B)은 항상 “현재 상태 → 목표 상태”로 조정하려고 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시간적 요소가 들어갑니다.
이 모델에는 네 가지 서로 다른 시간이 존재합니다.
현상을 평가하는 시간
위험을 대비하는 시간 (위험에 대한 태도)
행동을 실행하는 시간
물리적으로 변하는 시간
이 네 시간은 모두 다르게 작동하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파동을 만듭니다.
🎼 2. 네 가지 시간(Time)의 의미
아래 모델을 보시면 네 개의 시간 변수가 등장합니다. 각각은 모두 “시간”이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1) 평가 반영 시간(Perception Time)
이 모델에서는 평가 반영 시간을 판매량을 못 믿는 수준으로 활용합니다. 달리 표현하면 얼마나 보수적으로 판단한 것이지 또는 시장 신호(주문)에 얼마나 천천히 반응할 것인지를 반영합니다. '평가 반영 시간'이 길어진다는 의미는 더 두고 보겠다는 의미로 "평가를 반영한 판매량"이 과소 평가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평가를 반영해서 판단하는 판매량과 실제 판매량(=주문량)이 다음 그래프처럼 달라지는 겁니다. 그래프로는 자세히 확인할 수 없어서 내부 계산값을 확인해 보니 Time=26 시점에서 분면히 판매량은 20→22로 10% 증가했지만, 재평가한 판매량은 Time=26에도 여전히 20이었다가 점점 증가하는데 Time=43이 되어야 비로서 22가 됩니다. 그만큼 판매량을 그대로 믿지 않겠다는 ‘인식’입니다.
▣ Perception Time이 짧을수록
“최근 변화가 중요하다”는 판단
하루 이틀 판매 증가에도 즉시 반응
최근 정보를 과대평가
주문이 민감하게 출렁임
작은 변동도 “진짜 변화”로 받아들임 → 시스템이 요동
예: 주말 매출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월요일 아침 대량 발주하는 매니저
▣ Perception Time이 길수록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
최근 변화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봄
최근 정보를 과소평가
평가된 판매량이 느리게 움직임
변화 탐지는 늦지만 시스템은 안정
예: 일주일 흐름을 보기 전에는 결정을 미루는 신중한 매니저
(2) 안전재고 일수(Risk Attitude)
안전재고 일수는 다람쥐가 볼이 터져라 도토리를 우겨 넣는 것처럼, 곰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가을에 어마무시하게 먹어서 영양분을 축적하는 것처럼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얼마나 쟁여 둘 것인지를 따지는데에 활용됩니다. 즉, 몇 일분(여기서는 몇 달분)을 확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3) 반응 시간(Action Speed)
Gap(차이)을 한 번에 크게 메울 것인가’,아니면 ‘여러 번 나누어 메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시간입니다. 즉, Action Speed = Gap 보정에 쓰이는 '템포'입니다.
▣ Action Speed가 짧을수록
“차이를 빨리 메워야 한다”는 판단
재고가 부족하면 즉시 대량 발주
Gap을 크게 보정하려다 보니 과잉 반응(overreaction) 발생
재고·주문·입고가 급격히 출렁임
큰 폭의 진동(oscillation) 유발
예: “부족하네? 신속하게 더 주문!” 같은 신속한 운영자
▣ Action Speed가 길수록
“돌다리도 두들기자”는 판단
차이를 천천히 여러 날에 나누어 메움
출렁임이 줄고 시스템이 안정
변화 대응이 느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음
예: “급하게 보충하면 재고가 넘칠 수 있어. 며칠에 걸쳐 나눠서 채우자.”라는 신중한 운영자
(4) 입고 소요 시간(Lead Time)
공장에서 주문한 상품이 실제로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물리적 시간입니다. 즉, 공장 생산, 운송, 물류 인프라, 공급망 구조 등 시스템 밖에서 주어진 현실의 조건을 의미합니다. 이 모델에서는 다음 그림처럼 주문량과 입고량의 변화가 달라지게 됩니다.
▣ Lead Time이 짧을수록
“오늘의 결정이 곧바로 시스템에 반영되는 환경”
✔ 장점
오늘 발주한 물량이 며칠 안에 재고로 도착
시스템이 매우 민첩하게 움직임
재고 부족 상황이 빠르게 회복
조정이 쉬워서 운영자 입장에서는 편안
빠르게 변하는 산업(패션, 이커머스)에서 큰 경쟁력
✔ 단점 — 가장 오해되는 부분
짧다는 것은 곧 외부 변화·돌발 수요·예측오차가 그대로 전달된다는 뜻입니다.
완충(buffer)이 거의 없어 충격을 누그러뜨리지 못함
수요의 변동이 주문·입고에 즉시 반영 → 변동폭 확대
시스템이 외부 환경에 휘둘리기 쉬워짐
예상치 못한 이벤트일수록 더 취약
✔ 대표 사례
전자상거래 풀필먼트 센터처럼 리드타임이 “하루 이틀”인 구조는 일상 상황에서는 민첩하지만, 예기치 않은 폭주·지연·특수 이벤트에는 오히려 크게 흔들린다. 코로나19 때 JIT(Just-In-Time) 시스템이 극도로 짧은 Lead Time 때문에 충격을 그대로 받아 공장 가동이 멈춰버린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 Lead Time이 길수록
“오늘의 결정이 미래의 재고로 도착하는 환경” 외부 변동이 시스템 내부로 급격히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내부 완충 구간(buffer)이 생깁니다.✔ 구조적 의미
오늘 발주한 물량은 한참 뒤에 재고로 넘어옴
지금의 재고 부족은 이미 과거의 판단이 만든 결과
조정의 효과가 늦게 나타나므로 시스템은 항상 한 박자 뒤에 움직임
✔ 단점
대응이 늦어 답답하거나 비효율적으로 보임
수요 급증 시 적기에 보충하기 어려움
진동성(oscillation)이 커질 가능성
✔ 장점 — 짧은 Lead Time과의 중요한 대비점
Lead Time이 길면, 시스템 내부에 자연스러운 완충 구간(buffering zone)이 생깁니다.
단기적 충격이나 일시적 변동이 내부에서 흡수됨
민감하게 출렁이지 않음
급변하는 환경보다는 안정적인 수요/공급 분야에 적합
✔ 대표 사례
부품 조달 → 생산 → 선적 → 세관 → 내륙 운송까지 수주~수개월이 걸리는 자동차·반도체 공급망
🎼 3. Stella Online 실험 안내: 네 가지 시간을 직접 바꿔보세요
(시뮬레이션이 안 보이면 다음 링크를 이용하세요: https://bit.ly/factory_delay )
위 시뮬레이션에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면 Perception Time / Risk Attitude / Action Speed / Lead Time 네 변수를 직접 바꿀 수 있습니다. 각 시간 값에 따라 재고, 주문, 판매의 리듬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실험 가이드 질문
평가 반영 시간(Perception Time)을 더 짧게 하면 어떻게 달라질까?
반응 시간(Action Speed)를 더 빠르게 하면 왜 출렁임이 더 심해질까?
안전재고 일수(Risk Attitude)를 크게 하면 어떤 완충 작용이 생길까?
입고 소요 시간(Lead Time)은 시스템 전체에 어떤 구조적 제약을 걸까?
이 질문들을 염두에 두고 직접 시간을 조절해보면 시간이 시스템을 어떻게 흔드는지 명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몇 가지만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줍니다. 당신의 직관과 같은가요? 바로 이렇게 직관과 다른 시스템의 변화(counterintuitive behavior)를 확인하는 것이 시스템사고의 묘미입니다.
◎ 수요는 똑같이 증가하고 평가 반영 시간을 단축(5→2)할 때의 재고 변화
◎ 수요는 똑같이 증가하고 반응 시간만 단축(3→2)할 때의 재고 변화
◎ 수요는 똑같이 증가하고 반응 시간만 오히려 연장(3→6)할 때의 재고 변화
🎼 4. 마무리: 시간을 바꾸면, 춤이 바뀐다
지연(delay)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단지 우리 눈에 보이는 시간(Time)의 그림자입니다. 시스템은 “좋다/나쁘다”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리듬을 따라 움직일 뿐입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시간들의 템포가 시스템의 춤을 바꿉니다. 이제 여러분의 템포로 시스템과 춤을 춰보세요. 그것이 Thinking in Systems의 진짜 즐거움입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