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법칙(Thinking in Systems) 안내서 (2) - 1장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세 가지 핵심 요소

시스템법칙 안내서 (2) - 

1장 시스템이란 무엇인가: 세 가지 핵심 요소


스마트폰 vs 도로 위 모래, 무엇이 다를까?

잠깐,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
당신의 스마트폰에서 배터리 하나만 빼면 어떻게 될까요? 네, 맞습니다. 전화기가 아니라 그냥 플라스틱 덩어리가 되겠죠.

그런데 도로 위에 흩어진 모래에서 모래알 몇 개를 빼면 어떻게 될까요? 여전히 도로 위의 모래입니다. 차이가 보이시나요?

💡 메도즈의 정의

“시스템은 그저 요소들의 집합이 아니다. 시스템은 일련의 요소들이 뭔가를 달성하도록 일관되게 조직되고 상호 연결된 것이다.”


이 정의에서 중요한 단어들을 찾아보세요. ‘조직되고’, ‘상호 연결된’, ‘뭔가를 달성하도록’. 바로 여기에 시스템의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시스템을 해부해보자: 세 가지 핵심 요소

메도즈의 정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시스템에는 세 가지 공통 요소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요소(Elements) – 눈에 보이는 구성 부분들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기 때문이죠.

  • 나무 시스템: 뿌리, 줄기, 가지, 잎 → 더 깊이 보면 물관, 엽록체, 세포들.
  • 대학 시스템: 건물, 학생, 교수, 직원, 책, 컴퓨터 → 눈에 안 보이는 요소: 학교의 자부심, 전통.
  • 축구팀 시스템: 선수, 감독, 공, 경기장 → 눈에 안 보이는 요소: 팀워크, 사기, 전통.

⚠️ 주의: 요소만 계속 쪼개다 보면 숲을 놓칩니다. 잎→세포→분자→원자… 끝없이 해체하다 보면 정작 ‘나무’라는 전체는 사라져버립니다.


2. 상호연관성(Interconnections) – 요소들 간의 관계와 연결

이 부분이 진짜 흥미로운 곳입니다. 요소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가 시스템의 핵심이거든요. 제가 강의할 때는 상호연관성을 인과관계와 피드백으로 풀어냅니다. 

  • 나무의 네트워크: 잎이 말라가면 뿌리에게 “물을 더!”라는 신호. 땅이 메마르면 뿌리가 잎에게 “기공을 닫아라!”라는 화학 신호. 가을이면 영양분 이동과 잎떨이까지.
  • 대학의 보이지 않는 연결망: 입학 기준 → 학생 구성, 성적 제도 → 학습 행동, 예산 흐름 → 교육의 질, 입소문 → 명성.
  • 축구팀의 역동성: 경기 규칙이 움직임을 제약, 감독 전략이 패턴을 만들고, 선수들 간 소통이 순간마다 플레이를 바꿈. 경기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면 감독은 전술을 바꾸고, 이 변화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다시 바꿉니다. 심지어 관중의 응원과 분위기도 경기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신호가 됩니다.

💡 통찰

시스템의 상호연관성은 정보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수분), 돈(자본), 사람(노동력) 같은 물리적 흐름보다 신호, 규칙, 소문 등 정보가 시스템 작동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인과관계를 화살표로 표기할 때 물리적 영향과 정보의 영향을 구분해서 표기하기도 합니다.  



3. 기능/목적(Function/Purpose) – 행동으로 드러나는 진짜 방향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시스템의 목적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 개구리는 방향을 바꾸며 파리를 잡습니다. 목적은 “돈다”가 아니라 “먹는다.”
  • 정부가 환경 보호를 말하지만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다면? 그 목적은 환경이 아니라 개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목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축구팀의 목적은 우승, 즐거움, 체력, 돈벌이 등 다양할 수 있습니다. 답은 하나, 행동을 관찰하라는 것입니다.


놀라운 역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다

이제 세 가지 요소의 무게를 비교해 봅시다.

  • 요소: 병원에서 의사들이 매년 바뀌어도 병원은 여전히 같은 병원입니다. (물론 세부 운영은 달라지겠지만 정체성은 유지되지요.)
  • 상호연관성: 병원 규정이 바뀌어, 의사 대신 인공지능이 환자를 진단한다면? 같은 건물과 같은 장비라도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 됩니다.
  • 목적: 병원이 ‘환자 치료’가 아니라 ‘이윤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삼는다면, 같은 의사와 같은 장비라도 환자 경험과 결과는 전혀 달라집니다.

정리
시스템의 중요도 순서: 목적 > 상호연관성 > 요소

우리는 흔히 가장 눈에 띄는 것(요소)에 집중하지만, 시스템을 움직이는 진짜 힘은 보이지 않는 목적과 관계입니다.



시스템 식별하기: 실전 훈련

메도즈가 제시한 4단계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보세요.

  1. 부분들이 구분되는가?
  2. 부분들이 서로 영향을 주는가?
  3. 부분이 모두 모여 각 부분의 효과 외에 다른 효과를 내는가?
  4. 그 효과가 시간의 흐름에도 지속되는가?

네 가지 모두 “예”라면, 당신은 시스템을 발견한 것입니다.


📝 번역문 수정 제안

책을 읽으실 때 참고해 주세요. 74쪽 생각해보자 박스에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만일 A가 B를 초래하면 B도 A를 초래할 수 있을까?”

저는 이 표현이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는 이렇게 읽어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A가 B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B도 다시 A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 표현이 피드백 루프의 핵심을 더 직관적으로 전달한다고 믿습니다.


이제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세 가지 요소를 이해하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합니다.

🎯 핵심 메시지

  • 시스템 = 요소 + 상호연관성 + 목적
  •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 목적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난다
  • 시스템의 힘은 요소보다 관계와 목적에서 나온다



💡 오늘의 관찰 미션

오늘 하루 동안 최소 세 가지 시스템을 찾아보세요.

  • 아침 커피숍
  •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
  • 직장이나 학교
  • 저녁의 TV 프로그램

각각에서 요소-관계-목적을 기록해 보세요. 특히 공식적 목적과 실제 행동이 드러내는 목적이 같은지 비교해 보면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 겁니다.


다음 여행지 예고

다음 글에서는 〈욕조에서 배우는 시스템의 구조 – 저량과 유량〉을 탐구합니다.
욕조라는 친숙한 모델을 통해 시스템이 어떻게 안정성을 유지하거나 성장하는지, 그리고 왜 어떤 시스템은 느리고 어떤 시스템은 폭발적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시스템사고의 여행,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경연제도와 시스템사고: 세종대왕의 조세제도 개혁에서 배우는 구조적 경청의 리더십

무기력을 이기는 시스템사고 (1) — 태도와 전략 사이에서

Fishery Game과 내쉬 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