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법칙(Thinking in Systems) 안내서 (3) - 1장초등학생도 이해하는데 어른들이 생각 못 하는 욕조 이야기

 초등학생도 이해하는데 어른들이 생각 못 하는 욕조 이야기

질문 1. 욕조에 물이 들어오게 하는 수도꼭지(A)와 물이 빠져나가게 하는 수도꼭지(B)가 있다. A 수도꼭지를 틀어서 원하는 수준까지 욕조에 물을 받은 다음 욕조의 물을 유지하는 방법은? 


초등학생도 대답할 수 있을 겁니다. 

  • 수도꼭지를 잠급니다. 

맞습니다. 이 학생은 정적 균형(static equilibrium)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뮬레이션에서 만들어 보십시오. A 수도꼭지를 틀었다가 잠그면 되겠죠?


시스템법칙 p52. [그림 5]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스템 모델입니다. 버튼을 클릭해 보세요.

작동이 안 되면 다음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https://exchange.iseesystems.com/public/benjaminckchung/thinking-in-systems-figure05/index.html

그런데 수도꼭지를 완전히 잠그지 않고 욕조의 물을 유지하는 방법은? 

  • 들어오는 물과 나가는 물을 같게 만들면 됩니다. 

맞습니다. 이 학생은 동적 균형(dynamic equilibrium)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말하고 있습니다. 위 시뮬레이션에서 만들어 보십시오. 동적 균형일 때는 물은 끊임없이 흐르지만, 즉, 변화는 계속 일어나지만 욕조의 상태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제 이번 글의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여러분은 훌륭한 다큐멘터리를 찍을 수 있습니다.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질문 2. 어느 하나의 수도꼭지를 완전히 잠그지 않고 욕조의 물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 A를 B 보다 더 트는 경우
  • B를 A 보다 더 줄이는 경우
  • 즉, A > B
맞습니다. 시뮬레이션에서 재현해 보시겠습니까? 

질문 3. 어느 하나의 수도꼭지를 완전히 잠그지 않고 욕조의 물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 A를 B 보다 줄이는 경우
  • B를 A 보다 트는 경우
  • 즉, A < B 
맞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A와 B를 같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기업의 이익 공식: 이익 = 매출 - 총비용



기업의 이익은 매출 - 비용입니다. 따라서 이익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딱 하나뿐입니다. 매출 > 총 비용 구조를 만들면 됩니다. 그런데 기업이 위기를 맞이할 때 제일 먼저 총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매출을 늘리려는 노력은 소비자(고객)가 기업의 뜻대로 움직여줘야 하는데 비용을 줄이는 노력은 기업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가 감소, 정리해고, 복지 비용 감축, 심지어 종이를 덜 쓰는 노력까지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심정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벌입니다.  

하지만, 비용 감소는 생산성 감소, 사기 저하로 이어져 품질 저하와 매출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쉬운 원가나 비용 감축에만 의지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 주목하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비극 이야기입니다. 

기업 이익의 inflow를 담당하는 매출 부서와 기업 이익의 outflow를 담당하는 비용 부서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기업 위기 때 충성 경쟁에서 비용 담당 부서의 목소리가 커집니다.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수록 매출 부서와 비용 부서는 치열한 싸움만 할 뿐입니다. 그나마 기업의 경우에는 이 두 부서 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심각합니다. 

쓰레기 총량을 줄이는 방법: 쓰레기 발생량 < 쓰레기 제거량 




쓰레기 총량을 줄이는 방법은 딱 하나입니다. 쓰레기 발생량 < 쓰레기 제거량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정에서, 학교에서, 환경 단체에서 하는 일은 쓰레기 발생량 수도꼭지를 조이는 역할이 대부분입니다. 쓰레기 제거량 수도꼭지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도통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쓰레기 제거량 수도꼭지 역할을 하는 것은 매립과 소각입니다. 이 외 방법으로 우주로 보내기, 미생물에 의한 생분해, 쓰레기 수출 등도 있으나, 비용, 시간, 불법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힘듭니다. 

쓰레기 재활용에 관한 질문을 늘 받습니다. 쓰레기로서는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만, 업사이클, 리사이클한 물건들이 영원히 그 상태로 머물까요? 언젠가는 다시 쓰레기로 들어갑니다. 




돌 맞을 각오 하고 말씀드리면 쓰레기 재활용은 쓰레기 제거량과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지연 효과만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효과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비극은 있습니다.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주체와 쓰레기 제거량을 늘리는 주체가 다릅니다. 
쓰레기 제거량을 담당하는 주체는 주로 매립과 소각을 담당하는 공사나 민간 기업입니다. 반면,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주체는 학생, 시민, 기업 등등 다양하지만, 제거량을 담당하는 주체와는 다릅니다.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노력은 학생들의 참여, 주민 참여, 더 나아가 시민 후원과 정부의 지원을 받기 쉬운 캠페인 효과가 있습니다. 효능감 착시를 일으킵니다. 주최자나 참여자나 후원자 모두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뭔가 했다는 효능감을 선사합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단체/기관은 후원금이라는 보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나팔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주체들은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노력에 머물고 쓰레기 제거하는 영역에는 굳이 관심을 주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수레바퀴는 굴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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