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 Ford 헌정 강의: 『Modeling the Environment』 Chapter 4: Joe의 고민, 어느 정도해야 정확한 건가요?

 


Joe의 질문: “How close is close enough?”

이번 포스팅에서는 Chapter 4에서 등장하는 Box 4.1의 주인공, Joe가 던진 흥미로운 질문을 살펴봅니다. Joe는 시스템다이내믹스(SD) 시뮬레이션에서 DT(델타 t)를 절반으로 줄여가며 정확도를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을 이해했지만, 정작 “어느 정도 같으면 ‘비슷하다(essentially the same)’고 할 수 있지?” 라는 궁금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1. Joe의 고민: “결과가 얼마나 비슷하면 충분히 정확한 것인가?”

Joe는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DT를 절반으로 줄일 때마다 결과가 조금씩 바뀐다는 걸 압니다. 문제는 “어느 시점에서 멈추면 되나?(어느 정도 줄여야 하나?)”라는 것이죠.

  • “최종 시점 결과만 비슷하면 될까, 아니면 중간 경로도 똑같이 따라가야 할까?”
  • “1% 이내면 괜찮다고 할 수 있나, 0.1% 이내여야 하나?”

이는 생각보다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2. 교실에서 답하기 곤란한 이유: “현실 맥락이 다 다르다”

본문에서도 지적하듯이, 교실에서 추상적으로는 “1% 미만이면 충분히 근사한 것 아닌가?”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모델링 목표현실 문제의 맥락에 따라 수용 가능한 오차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예시 A: 느슨한 에너지 수요 모델

  • 만약 장기 추세만 파악하면 되는 에너지 수요 예측 모델이라면, 2~3% 정도 차이가 나도 큰 문제 없이 “비슷하다”고 칠 수 있습니다.
  • 결국 에너지 정책 방향이나 경향성만 보면 되니까요.

예시 B: 항공기 착륙 시뮬레이션

  • 반면 항공기 착륙 시뮬레이션이나 로켓 발사 시뮬레이션이라면, 1% 오차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 이 경우엔 DT를 더 줄이든, 고차 적분법을 쓰든 해서 오차를 0.1% 이하로 맞춰야 안심할 수 있겠죠.

3. “전체 패턴 vs. 최종 값” 문제도 중요한 쟁점

Joe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전 구간에서 잘 맞아야 하느냐, 아니면 마지막 시점에서만 맞으면 되느냐?”고 묻습니다. 이것도 목적에 따라 다릅니다.

  • 변화 패턴(경로 자체)을 보는 모델이라면: 중간 경로가 실제 관찰값(또는 더 정밀한 DT 결과)과 얼마나 유사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 최종 결과만 중요한 의사결정 모델이라면: 정말 마지막 시점 값만 비슷해도 OK일 수 있습니다.

4. Joe가 배워야 할 핵심: “Reference Mode와 Modeling Purpose”

책에서 Andrew Ford가 제안하는 핵심은: *“당신이 이 모델을 통해 얻고자 하는 ‘변화 특징(Reference Mode)’이 무엇인가?”를 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1. Reference Mode: 예) “이 시스템은 초반에는 완만히 증가하다가, 20년째 급격히 꺾여 감소하는 형태다.”
  2. Modeling Purpose: 예) “정책 개입 시 그 ‘급격한 변화점’을 앞당길 수 있는지 알고 싶다.”

그렇다면 “새 시뮬레이션 결과가 그 ‘변화점 시기나 패턴’을 똑같이 보여주는지”를 보면 됩니다. 만약 DT를 절반으로 줄였을 때도 변화점 타이밍이 거의 같고, 경향이 같다면 “essentially the same”이라 부를 만하다는 거죠.


5. 시사점: “우리는 예측이 아니라 이해(학습)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은, 시스템다이내믹스 모델은 ‘정밀 예측’보다는 ‘변화 양상에 대한 이해와 학습’을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 점(숫자) 예측보다 패턴이 중요: 인구가 2050년에 7,500만 명일지 7,400만 명일지보다, 그때쯤 감소세로 바뀌는지, 계속 상승하는지가 더 중요한 식입니다.
  • 그래서 오차에 대한 요구 사항이 “정밀 예측 모델”보다 덜 엄격할 수 있고, 어느 정도 근접하면 충분히 “OK”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6. 에필로그: Joe의 질문이 던지는 메시지

Joe의 질문, “How close is close enough?”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시스템다이내믹스 모델링의 본질을 찔러 보는 질문입니다.

  1. 모델링 목적에 따라 요구하는 정확도가 달라진다.
  2. 세밀한 변화을 중시한다면, 중간 단계의 오차도 살펴봐야 한다.
  3. 최종적으로, “수치적 예측”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통찰”이 골자이므로, “조금의 오차는 괜찮다”는 태도가 가능하다.

마무리:
Joe의 질문은 그래서 늘 중요합니다. 단순히 “어느 퍼센트 이하”라고 못 박기보다, 모델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어떤 의사결정에 쓸 것인가를 먼저 정하는 게 핵심이라는 사실이죠.

이는 교실에선 답하기 어렵지만, 실제 현장에서 문제와 맞닥뜨리면 훨씬 더 “명확한 기준”을 세우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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