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 Ford 헌정 강의: 『Modeling the Environment』 Chapter 1 Introduction(04) – Learning for Understanding & Learning by Experimentation
지난 글(Chapter 1(03))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시스템 변화(Surprise Behavior)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스템다이내믹스(SD)가 이런 반직관적 결과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ndy가 강조하는 학습(learning)과 실험(experimentation)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현실 세계, 특히 환경 시스템은 우리가 직접 “테스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해양에 DDT를 뿌린 뒤, 몇 년 뒤에 어떤 변화가…” 같은 실험은 쉽게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직접 실험’ 없이도 시스템에 대한 직관과 이해를 키울 수 있을까요?
Andy의 답은 바로, “컴퓨터 모델링과 반복 실험을 통한 학습”입니다.
1. Learning for Understanding: 결과 예측이 아닌 ‘이해’로 가는 길
1.1 “모델링은 왜 하나요?”에 대한 또 다른 답변
우리가 모델링하면 당연히 결과 예측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Andy는 “정확히 맞히는 것”보다 “왜 그런 결과가 나타나는지, 시스템 구조를 이해하는 것”을 더 강조합니다.
- 이 부분은 앞서 “Modeling for Prediction vs. Modeling for Understanding”에서도 다뤘지만, 장기 생태계나 복잡한 사회 시스템에선 정확 예측이 어려우며, 모델의 가장 큰 가치는 “어떤 피드백 구조와 지연(Delay)이 작동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데 있다는 거죠.
1.2 “한 번의 시뮬레이션으로 결론 짓지 마라”
Andy는 또한 “단 한 번의 시뮬레이션” 결과만 보고 “아, 이게 정답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 모델링의 진정한 힘은,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돌려 보고, 그 차이를 비교해 보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말해요.
- 이는 Sterman이나 Donella Meadows 등 SD 주요 연구자들도 입을 모아 강조하는 바입니다.
2. Learning by Experimentation: “실패”도 환영하는 태도
2.1 환경 시스템에서는 ‘실험할 기회’가 적다
책에 등장하는 피싱 보트(fishing boat) 일화처럼, 호수 위에서 보트를 조종하는 건 실수해도 그리 치명적이지 않은 환경이었기에 마음껏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환경 문제나 도시 정책은 실제로 실패했을 때 그 피해가 너무 크죠.
- 즉, 현실에서 직접 시행착오를 겪기 어렵습니다(비용, 윤리 문제 등).
2.2 컴퓨터 모델로 “가상의 시행착오”를 해 보는 가치
그래서 Andy가 제안하는 방식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어 가상의 실험을 해 보자는 겁니다.
- “정책을 이렇게 바꿔 보면? 배출량을 저렇게 줄여 보면?” 등 다양한 가정을 넣어 시나리오를 돌리며, 반직관적 결과나 딜레이의 영향력을 체험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죠.
- 결과가 예상치 못하게 망가져도(서프라이즈), 가상 시뮬레이션이니 안전하며, 그 이유를 분석해 구조적 통찰을 얻으면 됩니다.
2.3 Disciplined Approach to Modeling
Andy는 또 한편으론, “막무가내로 시뮬레이션만 돌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합니다.
- 가정(assumptions)을 명확히 하고, 모델 구조와 모델 경계를 분명히 설정해야 합니다.
-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이해하고, “가정이 잘못된 건 아닌지”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 이 공동·협업 과정이 모델 품질을 높이고, 학습을 더욱 촉진합니다.
3. Learning by Experimentation 사례: “수익 공식”을 바꿔 보는 실습
기업 매출 분석
-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매출 = (단가) × (판매량), 판매량 = (영업사원 수) × (인당 판매) 등등으로 모델을 구성해 볼 수 있습니다.
-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영업사원 채용을 2배로 늘리면 매출이 당장 2배 오를까?”에서 시작해, 지연(신규 직원의 학습 기간, 시장 포화 등) 때문에 “당장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비용만 늘어나는” 반직관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어요.
- 이런 뜻밖의 결과를 통해 실제 기업 정책을 재설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환경 모델(예: Feebate 정책, 연어 자원관리 등)
- 일정 한도 이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면” 오히려 균형이 깨져서 악화되는 지점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 시뮬레이션으로 수십 가지 시나리오를 시험해 보면, “어느 정도까지가 적정 수준인지” 감각을 얻습니다.
Point: 이처럼 “시나리오 실험”을 반복하면서, 정책 옵션의 가능 범위에 대한 직관이 생기고, 결국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4. “모델링은 안 해도 이미 다 아는 거 아닌가?”라는 오해
Andy가 특히 경계하는 것은, “사람들이 이미 머릿속에 (멘탈 모델) 해답이 있다고 착각”하는 태도입니다.
- 하지만, Sterman 등이 지적했듯이, 복잡계에서는 인간의 직관이 쉽게 틀릴 수 있고, 우리는 실제로 얼마든지 이상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 “다 아는 것 같다”가 아니라,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는 걸 시뮬레이션이 서프라이즈 결과를 통해 알려 주는 셈이죠.
- 그래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관과 다른 모습을 일부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직관과 다른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모델은 상대적으로 효용가치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육용으로 보여주는 정도 효용성은 있겠지만, 정책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5. Modeling for Understanding → “규칙(rule of thumb)을 개발하라”
Andy는 책에서, 하나의 시나리오를 보고 미래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려, 각 결과를 비교·분석”하며, “상황에 따른 대처법(규칙, rule of thumb)”을 축적해 가라고 말합니다.
- 예를 들어, 안전거리 확보(차 간 거리) 사례처럼, 운전 중에 매 순간 물리공식을 계산하진 않지만,
- “시속 60마일이면 6대 거리 유지” 같은 간단한 규칙이 생기면 실천이 훨씬 쉬워집니다.
- 이런 직관적 규칙은 시뮬레이션 실험을 여러 번 해 본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자산입니다.
6. 마무리: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것" vs. "시스템으로 간접 경험한 것"
책에서 Andy가 말하듯이, “환경 시스템을 직접 실험할 기회가 없다면, 컴퓨터 모델이 바로 그 대체물”이라는 겁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얼마든지 사람을 죽였다 살릴 수 있고, 도시를 얼마든지 파괴할 수 있고 다시 건설할 수 있습니다. 윤리적, 현실적 규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 Learning by Experimentation은 단순히 이론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우리의 멘탈 모델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죠.
- 결국 이런 학습 태도가 환경 문제, 사회 문제, 기업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직관적 함정”을 피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에필로그: “실험적 태도로 끝없이 배우기”
여기까지가 Chapter 1(04) – Learning for Understanding & Learning by Experimentation의 핵심입니다.
- 우리는 컴퓨터 모델을 통해, 현실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실험과 시행착오를 가상 공간에서 시도할 수 있습니다.
-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스템 관점에서의 변화(systemic behavior)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정책·전략·의사결정을 점검해 볼 수 있죠.
이로써 『Modeling the Environment』 Chapter 1의 주요 개념을 모두 살펴본 셈인데요,
앞으로 이어질 2장부터는 저량-유량 지도(Stock & Flow Diagram), 피드백 루프의 구체적 활용과 함께,
Andy가 펼쳐 낸 다양한 실제 사례를 더 깊이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홈페이지 주소: https://bit.ly/Andy-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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