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 Ford 헌정 강의: 『Modeling the Environment』 Chapter 1 Introduction(02) - Modeling for Prediction?

 


Predictive vs. Forecasting, 그리고 작동 원리 사고(operational thinking)

안녕하세요. 벤자민 박사입니다.
저는 이 블로그 시리즈를 통해, 고(故) Andrew Ford(이하 Andy)를 기리는 마음으로 그의 저서 『Modeling the Environment』를 저의 관점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멘탈 모델(mental model)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Predictive 모델Forecasting 모델을 좀 더 자세히 비교해 보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둘을 단순히 “단기 vs. 장기 예측”으로만 나누곤 하지만, SD에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SD 모델링은 결코 “장기 연구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죠. 오히려 작동 원리 사고(operational thinking)를 통해 단기·장기를 막론하고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Predictive vs. Forecasting, 틀리면 죽는 모델 vs. 틀려야 사는 모델

1. Predictive 모델은 “정확하게 맞히기 위해” 존재한다

1) 예: 일기 예보, 주식 단기 예측

  • Predictive 모델의 대표적인 예는 일기 예보입니다.
  • “내일 비가 올까? 기온이 몇 도까지 오를까?”처럼, 비교적 짧은 시계열에서 측정 가능한 변수를 최대한 활용하여 정확히 예측하려고 합니다. 
  • 기상청이 들이는 노력이 바로 이런 Predictive 모델을 정교화하는 과정이죠.

2) 측정 가능 변수가 중심

  • Predictive 모델은 데이터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변수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 빅데이터·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변수를 더 빨리 분석할 수 있게 되었지만, 결국 ‘측정 가능한 변수’를 사용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 따라서 예측 기간이 길어지거나, 의도·의지와 같은 측정 불가능한 요인이 크게 작용할수록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 “틀리면 안 되는” 모델

  • Predictive 모델은 결과가 틀리면 “큰일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예를 들어, 기상 예보가 계속 틀린다면 홍수·폭염 같은 재난 대처가 늦어질 수 있고, 주가 예측이 틀리면 금융시장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죠.
  • 시간 스케일이 조금만 길어질수록 간섭하는 매개 변수가 많아지고,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가며, 오차가 누적되기 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 Forecasting 모델은 “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현재 행동을 바꾸기 위해” 존재한다

1) 예: IPCC 기후 시나리오, 장기 도시계획 모델

  • 환경·사회 문제처럼 장기적이고 복잡한 시스템을 다룰 때는, 단기 Predictive 모델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대표적인 온실 가스 농도 경로) 시나리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 “이대로 가면 온난화가 어느 정도 심해져서 어떤 피해가 예상된다”처럼, 여러 가능성을 제시하고 정책을 논의하게 만드는 목적이죠.

2) “길게 보면 틀려야 오히려 성공”

  • Forecasting 모델(혹은 시나리오 모델)은 “이 미래가 실제로 오면 안 된다”거나, “이렇게 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대비하자”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 예컨대, “50년 뒤 해수면이 1m 상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있다면,
    • 그걸 그대로 방치해 실제 1m가 올라간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셈이고,
    • 그 시나리오를 피하려고 지금부터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연안 방조 시설을 강화한다면, 결과적으로 시나리오가 “빗나가는(틀리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성공이라는 뜻이 됩니다.

3) 측정 불가능, 지연(Delay) 요소도 감안

  • 장기 시나리오에서는 인간의 심리, 정치·경제 변동, 예측 불가능했던 기술 발전처럼 수많은 불확실성을 반영해야 합니다.
  • Predictive 모델에서 쓰는 “측정 가능한 변수”만으로는 이런 복잡계 동태를 담아내기 어려우므로, “정확도”보다 “다양한 시나리오 설정”에 더 집중합니다. 1장에서 언급된 rule of thumb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입니다. 

SD는 장기 예측에만 쓸모가 있는 것인가?  무슨 소리!

3. 작동원리 사고(operational thinking)란?

심지어 SD 연구자들도 놓치기 쉬운 것이 작동원리 사고(operational thinking)입니다.

  • 작동원리 사고 =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저량-유량 지도(Stock & Flow Diagram), 인과순환지도(Causal Loop Diagram) 등을 통해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것.
  • 예컨대 기업 매출을 단순히 “시장 점유율 × 시장 규모”로만 예측하면, “시장 점유율 높이자!”라는 결론이 쉽게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경쟁사의 전략, 가격 인상, 판촉·영업 인력, 제품 품질 등 수많은 상호작용이 존재합니다.
  • 이런 내부 작동 원리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왜 매출이 변하는지”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고, 향후 개선책도 모호해집니다.

3.1 예시: 매출 분석

  • 시장 점유율 접근:

    • 기업 매출 = 전체 시장 규모 × 시장 점유율
    • 표면적으로 쉽고 빠른 해석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건 경쟁사와의 상호작용이 필연적으로 따라붙습니다.
    • 이 분석은 결론을 “점유율을 높이자!” 정도로 귀결시키지만, 실행 방법 면에서 구체성이 떨어집니다.
  • 작동원리 사고 접근:

    • 매출액 = (단위 가격) × (판매량)
    • 판매량 = (영업사원 수) × (인당 평균 판매량)
    • 수익 = (매출액) - (총비용)
    • 이런 식으로 시스템을 구성하는 변수들을 세분화하고, 어떤 피드백이 존재하는지까지 살펴보면, “영업사원 수를 늘리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Delay)”, “판매량이 늘면 단가 인하가 가능” 등 세부 작동원리를 파악하게 됩니다.
    • 이 정보가 모여야 정책(조치) 시나리오를 제대로 설계할 수 있죠.

결국 SD 모델은 장기·단기를 가리지 않고, “어떤 원리로 시스템이 움직이는가?”를 구조화하는 도구입니다.


4. Predictive냐 Forecasting이냐, 문제는 “용도”

그렇다면 Predictive 모델Forecasting 모델은 어디서 갈리는 걸까요?

  1. Predictive 모델

    •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변수를 활용해, 단기(또는 일정 기간)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
    • 틀리면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하거나,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예: 기상 예보, 재고 예측 등)에 적합.
    • SD를 적용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측정 가능한 지표에 집중하는 데이터 중심 접근이 활발.
  2. Forecasting(시나리오) 모델

    • 장기·불확실성이 클 때 쓰는 경향이 있지만, 단기라도 ‘시스템 작동 원리’를 밝히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돌려볼 수 있습니다.
    • “이 정책을 지금 도입하면 매출/자원/인구가 어떻게 변할 수 있나?”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원치 않는 미래를 피하고자 현재 의사결정을 유도합니다.
    • 때로는 이 시나리오가 “틀리는 것”(즉, 나쁜 시나리오를 피하는 것)이 오히려 성공이 되기도 하죠.

정리하면, Predictive vs. Forecasting 구분은 “모델의 목적” 차이에 가깝습니다.

  • Predictive = “정확히 맞히는 것”
  • Forecasting = “가능성을 보여주고, 현재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

4. SD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목적과 구조적 이해”

Andy도 『Modeling the Environment』에서 다양한 장·단기 사례를 다룹니다.

  • 어떤 챕터에서는 CO₂ 장기 축적처럼 “수십 년, 수백 년” 스케일을 다루지만,
  • 다른 예시들(연어 자원관리나 부동산 사이클 등)은 중단기 정책 시뮬레이션에도 유용하죠.

결국 시스템다이내믹스(SD)장기 연구만 고집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작동원리 사고를 통해 정책·행동을 구체화하고, 단기부터 중·장기까지 문제 해결을 돕는 “학습” 도구입니다. 어떤 스케일이든, 피드백 구조내부 작동원리를 명시적으로 모델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마무리: 예측과 시나리오, 둘 다 필요하다

  1. Predictive 모델Forecasting 모델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2. 핵심은 “무엇을 위해 모델링하는가?”를 먼저 묻고, 작동원리 사고(operational thinking)로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3. SD는 단기·장기, 예측·시나리오를 막론하고 활용 가능하지만, 목적구조를 제대로 설정해야 “경쟁사와의 상호작용”, “지연(Delay)”, “정책적 의사결정” 등을 의미 있게 다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의 일천한 SD 연구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SD는 predictive 모델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의 성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 성향을 전체 SD 연구로 일반화시키는 오류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말미에 이것을 언급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predictive 연구를 하는 순간, 모든 관심은 정확도에 쏠립니다. 정작 SD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성찰과 학습인데도 말입니다. 제가 SD를 매력적으로 여기는 점은 최종적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어떤 태도를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말입니다. 

이번 글은 Andy 헌정 강의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였는데요,
Predictive vs. Forecasting을 놓고 “장기냐 단기냐”만 따질 게 아니라, 실제 시스템의 작동 방식을 분석하는 SD의 접근이 얼마나 폭넓은지 나눠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Andy의 책과 함께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여러분의 모델링 시야가 더 입체적으로 확장되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도 전해드릴 SD 관점에서 통찰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홈페이지 주소: https://bit.ly/Andy-ME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경연제도와 시스템사고: 세종대왕의 조세제도 개혁에서 배우는 구조적 경청의 리더십

무기력을 이기는 시스템사고 (1) — 태도와 전략 사이에서

Fishery Game과 내쉬 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