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25의 게시물 표시

[The Electronic Oracle] ① 델포이의 신탁에서 AI까지: 우리는 왜 '절대적 정답'에 집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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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현직 대통령의 친위 쿠테타를 겪은 대한민국의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이번 기회에 우리 삶의 수면 위로 드러난 '무속'입니다. 왜 무속에 의지해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것일까요? 그 뿌리는 깊습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미래가 불안할 때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결정도 델포이의 신탁(Oracle)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앞으로 시리즈 글로 다루게 될 내용은 델포이 신탁(Oracle)처럼 현대인들이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는 컴퓨터 모델에 대한 것입니다.  컴퓨터 모델은 과거 델포이 신탁처럼 '객관적이고', '전지전능한' 것처럼 취급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까지 결합하면서, 그 추론 과정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 놀라운 결과물에 열광하고 의사결정의 기준까지 권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The Electronic Oracle] - Computer Models and Social Decisions by D. H. Meadows and J. M. Robinson 이 책은 컴퓨터 모델의 유용성과 한계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SD 모델링을 염두에 두는 연구자라면 보석 같은 내용이 많이 소개되는 이 책 내용을 꼭 참고해야 합니다.  Part I 핵심 메세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는 컴퓨터 모델을 마치 절대적 진리(Oracle)를 말해주는 도구로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컴퓨터 모델은 마법 상자가 아니며, 단지 인간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 즉, 정신 모델(Mental Model)을 수학적 언어로 번역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학적 기법에 압도되지 마십시오. 중요한 것은 그 모델이 담고 있는 이야기(Story)와 구조(Structure)입니다. 이 책이 좋은 점은, 모델을 처음부터 수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델=현실에 대한 일반화 또는 가정의 집합 모델 중에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인간이 숨 쉬는 매 순간마...

“왜 시스템사고인가?”에서 저는 막혔습니다: 새로움이 아니라 ‘문제’가 관건입니다

  “왜 시스템사고인가?”에서 저는 막혔습니다: 새로움이 아니라 ‘문제’가 관건입니다 1편에서 저는 시스템사고 교육의 두 접근법, 즉 outside-in 과 inside-out 을 비교했습니다. 저는 inside-out이 교과 안에서 ‘필요’를 만들고, outside-in이 그 필요가 생긴 순간 ‘정밀한 처방’을 제공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저는 이 둘이 맞물릴 때 교육이 살아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 저는 이 논의의 한가운데에서 멈춰 섰습니다. 저는 이렇게 묻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관점을 도입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면, 시스템사고는 대체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까?” 저는 이 질문이 단순한 자기반성이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이것이 학술적 정당화의 핵심 관문 이며, 동시에 AI 시대에 시스템사고가 유행이 아니라 필수로 남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논리적 단계라고 판단합니다. 1. 막힘의 정체: “좋은 것을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의 한계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오랫동안 outside-in의 정서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이렇게 좋은 것을 왜 몰라줄까”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저는 “이 도구를 소개하면 수업이 달라질 텐데”라는 확신도 강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스템사고를 설득할 때도 자연스럽게 이런 흐름으로 말하게 됩니다. 시스템사고는 훌륭합니다. 좋은 도구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심사자나 동료 교사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자주 경험합니다. 그들은 한 걸음 더 들어옵니다. “좋다는 건 알겠는데, 왜 ‘꼭’ 시스템사고여야 하죠?” 저는 이 질문이 무섭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시스템사고가 “새롭고 좋은 기법”으로만 제시되는 순간, 교육 현장은 곧바로 다른 “더 새로운 기법”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저는 새로움으로 경쟁하게 됩니다. 따라서,  새로움으로 경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관점을 바꾸려 합니다. 저는 “시...

Outside-in vs Inside-out: 시스템사고 교육의 두 접근법

  Outside-in vs Inside-out: 시스템사고 교육의 두 접근법 시스템사고 교육을 설계할 때, 저는 요즘 두 가지 접근을 자주 떠올립니다. 하나는 outside-in , 다른 하나는 inside-out 입니다. 두 방식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 “왜 그 순서인가, 어떤 논리로 설계할 것인가”라는 방향성을 가릅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 둘이 단순한 취향 차이가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반복되는 성공과 실패의 패턴 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는 것입니다. 1. outside-in: 완성된 체계를 먼저 제시하는 방식 outside-in은 ‘바깥(outside)에서 안(in)으로’ 들어오는 방식입니다. 시스템사고(및 시스템다이내믹스)의 핵심 개념과 도구를 비교적 명확한 형태로 먼저 제시하고, 학습자가 이를 이해하고 적용하도록 설계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전개됩니다. “이것이 인과순환지도(+) / (–) 표기다.” “이것이 저량–유량 지도이며, 저량은 유량의 적분으로만 변한다.” “이것이 시간에 따른 변화 그래프이며, 이 패턴은 이런 구조에서 나온다.” outside-in의 장점 outside-in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공통 언어를 빠르게 형성 한다. 교실이든 연구 모임이든, “저량”, “유량”, “지연”, “피드백”을 같은 의미로 쓸 수 있게 된다. 교사 입장에서 설계·평가가 쉽다. 학습 목표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이해 여부를 점검하기도 용이하다. 상급 학습(고등·대학·대학원)에 적합 하다. 이미 학습자가 수학적·논리적 형식에 익숙한 경우, 체계적 도입이 매우 효율적이다. outside-in의 위험 그러나 outside-in에는 늘 같은 위험이 따릅니다 학습자가 “왜 이게 필요한지”를 느끼기 전에 형식이 먼저 들어온다. 시스템사고가 “사고의 전환”이 아니라 “새 용어와 기호를 배우는 일”로 축소될 수 있다. 교과 수업과 연결되지 못하면, 결국 ‘특강’이나 ‘별도 활동’으로 고립된다. 2. inside-...

시스템법칙(Thinking in Systems) 안내서 (10) 두 개의 저량이 만날 때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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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이제 2편, “수식으로 읽는 [수정된 그림 37]” 을 다루겠습니다.  1. 두 저량을 지키는 기본 방정식 [수정된 그림 37]의 뼈대는 두 개의 저량입니다. 자본(capital) 자원(resource) 두 저량의 수식은 모두 같은 문법을 따릅니다. 저량(t) = 저량(t–dt) + (유입 – 유출) × dt 자본(t) = 자본(t - dt) + (투자 - 감가_상각) × dt  자원(t) = 자원(t - dt) + ( - 자원_추출 ) × dt 자본의 흐름(flow): 투자(유입) 와 감가_상각(유출) 자원의 흐름(flow): 자원_추출(유출)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기본 원칙은 두 가지입니다. 저량은 항상 흐름의 적분(누적)으로만 바뀐다. 자본이 늘거나 줄려면 반드시 투자·감가상각을 거쳐야 하고, 자원이 줄려면 반드시 자원_추출을 거친다. 단위 일관성 자본: capital 투자, 감가_상각: capital/year 자원: resource 자원_추출: resource/year 이 기본기를 지켜 놓아야 이후의 모든 함수와 루프 분석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2. 흐름(flow) 수식 ① 감가상각과 자원 추출 2.1 감가_상각 = 자본 / 자본재_수명 감가_상각 = 자본 / 자본재_수명 자본재_수명(예: 20년)을 기준으로, 자본이 매년 일정 비율만큼 줄어든다고 보는 선형 감가상각 입니다. 단위로 보면 capital ÷ year = capital/year . 이 한 줄의 수식이 “가만히 있어도 자본은 낡는다” 는 사실을 모델에 심어 줍니다. R1·R2가 자본을 키우려 할 때, 감가상각은 반대 방향으로 자본을 깎아 먹습니다. 2.2 자원_추출 = 자본 × 기준 전환율 × 추출 계수 자원_추출 = 자본 × "자본당_자원_추출_요구율_(기준_전환율)" × 자원_보존량에_따른_단위_자본_추출비율 여기서는 “속도 × 저량” 패턴이 잘 드러납니다. "자본당...

시스템법칙(Thinking in Systems) 안내서 (9) 두 개의 저량이 만날 때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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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된 그림 37] 자본과 자원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구조 “성장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Donella Meadows가 던진 이 질문은 『성장의 한계』에서 세계를 흔들었습니다. [수정된 그림 37] 은 그 거대한 World Model의 “축소판”입니다. 단 두 개의 저량, 자본(capital) 과 자원(resource) 만으로 성장과 한계의 이야기를 놀라울 만큼 간결하게 보여줍니다. 원서의 [그림 37]을 수정한 이유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모델로 만들고 전체적인 설명력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식 대신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과  변수 이름 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수식과 모델링 기법을, 세 번째 글에서 시나리오와 그래프를 다룰 예정입니다. one-stock에서 two-stock으로: 구조의 도약 앞선 글에서 살펴본 모델은 저량이 하나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자본만 있는 경제”, 혹은 “자원만 고갈되는 세계”처럼  한 저량이 스스로를 강화하거나 억제하는 구조 였습니다. [수정된 그림 37]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두 개의 저량이 서로 상호작용합니다.  하나는 인간 세계의 저량 – 자본(capital) 다른 하나는 자연 세계의 저량 – 자원(resource) 이 두 저량이 서로 얽혀 돌아가면서  성장의 꿈 과 한계의 벽 을 동시에 만들어 냅니다. 각 변수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왜 하필 이런 변수를 사용했는지를 생각하다보면 모델링 역량이 커질 수 있습니다.  1. 첫 번째 저량: 자본 – 인간이 만든 축적 1.1 자본(capital): 화폐로 본 생산설비의 가치 이 모델에서 자본 은 “굴착기·설비·조직·기술 등을 화폐 기준으로 평가한 가치 ”입니다. 변수 이름: 자본 단위: capital (돈 단위) 해석: “우리가 자원을 캐고, 가공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해 주는 생산 능력의 크기” 우리는 이 저량을 ...